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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는 TV에서만 볼 수 있고, 인터넷에선 방송시간을 놓치거나 종영된 드라마를 ‘다시보기’ 할 수 있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먼저 공개되는 새로운 형식의 영상 콘텐츠들이 속속 등장하고 유통 업체들이 전용 콘텐츠 제작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청 행태를 반영해 변화하고 있는 드라마 유통 방식을 구경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미국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올해 천억 원을 투자해 제작한 인터넷 드라맙니다.

TV엔 전혀 방영되지 않고 인터넷으로만 공개됐는데도 미국의 TV프로그램상인 에미상에서 3개 부문을 수상했고 골든 글로브 상 4개 부문 후보로 올랐습니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가 지상파, 케이블 방송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인터뷰> 케빈 스페이시(배우/<하우스 오브 카드> 주연) : “<하우스 오브 카드>의 수상은 콘텐츠 산업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 시청자들이 볼거리를 어떻게 찾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시청하기를 바라는지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래전 나는 이곳에 그 사람을 홀로 남겨두고 떠났다...

국내에서도 이런 실험적인 시도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국내 포털 사이트에 처음 공개된 웹 드라마입니다.

웹 드라마는 TV가 아니라 온라인에서 먼저 공개되는 드라마로, ‘SNS 드라마’, ‘모바일 무비’로도 불립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올해 10여 편의 웹 드라마가 제작, 방영됐습니다.

웹 드라마에 정형화된 포맷은 없지만 대개 10분 길이로, 6회 정도 방송되고 긴 경우에도 20회를 넘지 않습니다.

정기적인 편성 일정 없이 매일 또는 며칠 간격으로 후속편이 방영되고 포털과 페이스북, 블로그 등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안내상(배우) : “조그만 액정에서 드라마가 창조된다는 것,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

최근 방영된 <무한동력>은 조횟수 550만 건을 넘겼고 <방과 후 복불복>은 중국의 포털에 공개된 뒤 조횟수 천만 건을 기록하며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무한동력> 시청자 의견 : "웹툰에서 많이봤는데 이렇게 드라마로 보니 또 다른 재미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너무 길지도 않고 딱 좋은 거 같네요. ”

원래 웹 드라마는 대기업의 홍보 전략의 하나로 시작됐습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드라마의 주요 배경이나 주인공의 직업을 투자한 기업이나 지자체와 연관시키거나, 신인 배우를 홍보하기 위해 소속회사가 직접 제작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엔 대형 포털이 직접 투자에 나선 사례도 등장했습니다.

웹툰이 원작인 이 드라마는 ‘다음‘이 1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자했습니다.

영상 분량과 횟수는 물론 클로즈업을 즐겨쓰는 화면과 자막 삽입 등 편집까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포맷이라는 점이 경쟁력으로 평가됩니다.

<인터뷰> 이하늘(네이버 동영상팀 팀장) : "긴 호흡의 내용들을 이동하거나 또는 작은 모바일 기기에서 오랫동안 시청하기에는 많은 피로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모바일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워낙 멀티태스킹의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계속 발생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짧은 시간 동안 영상을 집중도 있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10분 내외의 웹 드라마들이 앞으로 많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웹 드라마의 등장은 신인 배우와 작가, 감독 등 제작진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TV 드라마를 외주 제작하는 데 비해 모든 제작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제작사가 저작권을 갖게 돼 부가 수익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박선재(아폴로픽쳐스 팀장) : "2차 시장에서 만들어졌는데, 재미있게도 1차 시장으로 판권이 판매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요. 10분 단위로 잘라진 것을 합본 형태로 해서 60분물이나 80분물 형태로 판권화되어서 다운로드 되는 시장으로 가고 있어요."

인터넷 시청을 돕는 새로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해외 드라마 전용 서비스는 집에서 TV나 PC로 보던 드라마를 외출해서 스마트폰으로 이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통신환경에서 시청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같은 드라마라도 TV와 PC, 스마트폰 등 여러 기기로 시청하는, 이른바 N스크린 환경에 맞춘 겁니다.

여러 편의 드라마를 한꺼번에 몰아보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시즌별로 구입하면 할인해주는 가격제도도 도입했습니다.

<인터뷰> 조승래(LG CNS 디지털콘텐츠팀 부장) : "모바일을 통해서 가장 많이 보고 있고요, 가입 환경은 PC에서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드라마 중에서 가족이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스마트 TV로 보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결과를 볼 때 어느 한쪽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계층의 소비 패턴에 맞게끔 서비스 구성을 했다고 판단합니다."

이처럼 드라마 유통방식을 변화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TV와 PC를 이용한 동영상 시청은 감소하고 스마트폰은 TV에 이어 주요한 영상 콘텐츠 시청 기기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TV로 시청하는 시간이 가장 길지만, 스마트폰을 통한 시청 시간은 지난 한해 43%가 늘어나며 급증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이용자를 중심으로 방송사가 정한 편성 시간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방송 시청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활 패턴과 취향에 따라 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소비하는 시청 행태도 확산되고 있는 겁니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들의 대응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몰아보기’ 시청을 반영해 자체 제작 드라마 한 시즌 13편을 하루에 모두 공개해 화제가 됐습니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아마존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하는, 새로운 제작 방식의 드라마를 자체 제작했습니다.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체인 유튜브 역시 세계 3곳에 전용 스튜디오를 만들어 시설과 제작비를 무료로 지원하면서 독자적인 우수 콘텐츠 확보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시청자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방송 산업이 활성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새로운 과제도 있습니다.

현재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는 부가통신사업으로 분류돼 방송법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앞으로 영향력이 확대되면 방송에 준하는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도준호(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 “방송법에서 규제될 수 있는 내용이나 광고 심의, 광고 판매도 그렇고, 도수 높은 술 같은 것들이 TV에서는 못하지만 모바일 콘텐츠에서는 할 수 있는 거죠. 굉장히 민감한 이슈가 될 수 있고 앞으로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급변하는 매체 환경의 변화는 전통적인 방송의 영역을 무너뜨리며 새로운 기회와 도전의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의 변화를 읽어내고 소통하는 능력이 방송 제작자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