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환자 4년새 34%↑…“60대 이상 꼭 예방 주사”_슬롯머신에서 돈을 따는 꿈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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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64)씨에게 대상포진이 찾아왔다. 세 살배기 손녀딸 병시중에 딸의 결혼 준비까지 겹쳐 심신이 지치고 지쳤을 때였다.

처음엔 몸살처럼 피곤이 몰려오더니 이내 얼굴, 두피는 물론 입 안까지 수포가 생겼다. 피부가 어딘가에 스치기만 해도 온 살갗이 벗겨지는 것처럼 끔찍한 통증이 계속됐다. 병이 낫는 1주일 가까이 제대로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침조차 삼키지 못했다.

최근 대상포진 환자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60대 이상 노인이라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대상포진 예방 접종을 꼭 하라고 권고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10년 48만여 명이던 대상포진 환자는 2011년 53만 명, 2012년 58만 명, 2013년 62만 명 등으로 꾸준히 늘어 작년에는 약 65만 명에 이르렀다. 4년 동안 34%나 증가했다.

환자 대부분은 면역력이 약해진 노인이다. 작년 대상포진 환자 중 50대 이상은 39만 명으로 전체의 60.3%를 차지했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를 일으킨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병이다.

숙주가 건강할 때는 신경절 속에 잠자코 숨어 있는 이 바이러스는 숙주의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를 틈타 신경을 타고 피부로 터져 나와 끔찍한 고통을 안긴다.

신경절을 따라 생긴 띠 모양(대상·帶狀) 발진이 이 질병 이름의 유래다.

간혹 어린 시절 수두를 앓은 사람은 면역이 생겨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는다고 오해할 수가 있는데, 이는 완전히 잘못된 상식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의 송준영 교수는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가 몸속에 숨어 있다가 일으키는 병이 대상포진이기 때문에 수두를 앓은 적이 있는 사람만이 대상포진에 걸린다"고 설명했다.

호흡기를 통한 감염으로 전신에 증상이 나타나는 수두와 달리, 대상포진은 신경절을 따라 국소적으로 나타나기에 독특한 병변 모양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서울성모병원 통증센터장 박휴정 교수는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다"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뇌신경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끔찍한 고통을 예방하려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최선이다. 현재 국내에서 통용되는 백신은, 50세 이상에게, 접종 후 10년 동안,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을 절반 가까이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이 병에 걸리는 것을 100% 막아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백신을 맞고도 대상포진에 걸리면 백신을 맞지 않았을 때보다 통증이 절반 수준인 것으로 보고된다.

최근에는 방어율이 90%대로 더 높은 또 다른 백신이 임상 시험 마지막 단계를 거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한 번 접종이 20만 원에 육박한다. 국가의 무료 예방접종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환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대상포진의 끔찍한 고통을 생각한다면 20만원이 아깝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단적인 예로 의사들은 자기 부모들에게 이 백신을 다 맞히는 편"이라며 "주사 값이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가격대 효능으로 생각했을 때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며 예방접종을 적극 추천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50∼60대 '젊은 노인'들이 대상포진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연령대 노인들이 손주를 돌보느라 피곤한 경우가 많은 것과 무관치 않다"며 "효도의 의미도 있겠지만 자식세대와 손주세대 모두를 위해서라도 백신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