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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식(60ㆍ사법시험 20회) 특별검사를 선장으로 한 `스폰서 검사' 의혹 특검팀이 출항함에 따라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에서 해소되지 않았던 의혹이 다시 수사선상에 오르게 됐다. 특검으로 역대 9번째인 `민경식 특검호'는 1차로 67명의 수사진용을 갖춰 5일 현판식을 하고 정식 출범했으며 두 팀으로 나눠 가동된다. 안병희(48ㆍ군법무관 7회) 특검보가 이끄는 수사팀은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52)씨가 박기준ㆍ한승철 검사장 등 전ㆍ현직 검사에게 불법자금이나 향응을 제공한 사건을 맡는다. 김종남(55ㆍ사시 23회) 특검보가 꾸린 수사팀은 지난 6월 PD수첩 2탄에 방영된 서울고검 수사관, 강릉지청 김모 계장 등의 향응 수수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게 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진상규명위가 정씨의 대질조사 거부와 검사가 검사를 조사하는 한계 때문에 충분히 밝히지 못했던 의혹을 특검팀이 샅샅이 파헤치는 것은 물론, 뒤이어 터진 다른 비리사건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시효 문제 등 암초도 많아 진상규명위의 조사 결과를 뒤집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데다 최근 수년간 발족한 특검의 성과가 미미했다는 점에서 과도한 기대를 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 제보자 '정씨의 입'에 기대 = 특검팀은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인 제보자 정씨의 진술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진상규명위의 조사를 받던 도중 조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말문을 닫았던 정씨가 애초 공언대로 특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새로운 비리 사실이나 증거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정씨를 심도 있게 조사하고자 수사 시작과 동시에 부산에 안 특검보를 내려 보내 신병을 서울로 옮겨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정씨의 진술 내용에 따라 특검의 수사 진로가 확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경찰 승진 로비 등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부산지법에서 재판을 받은 정씨는 현재 무릎수술 때문에 구속집행 정지 상태로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다. 하지만, 진상규명위가 정씨와 검사들의 대질조사를 통해 확인하려다 중단한 쟁점사항이 진상규명위의 최종 조사에서 대부분 사실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정씨가 폭발력 있는 진술이나 증거를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PD수첩 2탄'에 역량 집중 = 특검팀은 진상규명위에서 사전 조사를 마친 정씨의 향응접대 사건 못지않게 PD수첩의 '검사와 스폰서' 2탄에 나온 서울고검 수사관과 강릉지청 김모 계장 등의 향응 수수 사건에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정씨 사건은 새로 추가될 내용이 나올지 불투명하지만, 서울고검 수사관과 강릉지청 수사계장 사건은 검찰의 내사가 있었음에도 사실상 정식 수사는 처음이어서 의외의 성과를 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김 특검보에게 PD수첩 2탄 쪽을 맡기면서 부장검사 1명을 제외한 9명의 파견검사(총 10명) 중 5명을 배치해 비중을 높인 것은 이런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 특검보가 맡은 정씨 사건에는 나머지 4명의 파견검사가 배치됐다. 정씨 사건은 진상규명위의 조사 결과를 완전히 뒤집지는 못해도 향응접대의 대가성과 직무유기 등 핵심쟁점에 대한 법리적인 판단을 달리해 적극적인 사법처리를 시도할 공산이 크다. 진상규명위는 앞서 48일 동안 전ㆍ현직 검사 등 160명을 조사해 일부 향응 접대가 있었고 부산지검 등이 정씨의 진정을 뭉갠 것이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향응의 대가성이 없는 데다 보고 누락도 직무유기죄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비위 정도가 중한 현직 검사 10명의 징계를 요구하는 선에서 활동을 접었다. 민 특검은 이날 현판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다른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법률적인 검토를 충분히 한다면 대가성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시효문제 등 암초 극복해야 = 특검팀은 의혹 중 공소시효가 남아 사법처리(기소)가 가능한 범죄 혐의만을 수사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진상규명위의 조사 결과를 넘어서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특검팀은 수사 범위와 대상이 특검법에 정해져 있어, 기소를 염두에 두지 않고 포괄적인 조사를 할 수 있었던 진상규명위보다 오히려 수사상의 제약이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씨는 25년간 검사들을 접대했다고 주장하지만, 뇌물죄의 공소시효 때문에 대부분 사례는 수사가 어렵고, 결국 지난해 접대한 검사들 위주로만 처벌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특검팀이 진상규명위와 다른 새로운 결과를 내놓기는 쉽지 않고, 대신 사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PD수첩 2탄 관련 사건에서 성과를 내는 데 만족해야 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상규명위 산하의 검찰 진상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놓고 외부에서는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실제로 조사를 받아본 검사들한테서는 비난을 살 정도로 인정사정을 두지 않았다는 게 검찰 주변의 전언이다. 결국 `민경식 특검호'의 수사 성과에 따라 검찰의 내부비리 조사가 수박 겉핥기식이었는지 아니면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밀려 막대한 국민 혈세를 또다시 낭비하는 꼴이 될지 판가름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