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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 지겹도록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 그쳤으면 좋겠는데…" 4일째 눈 폭탄이 쏟아진 강원 강릉시내에서는 9일 당국과 시민은 종일 제설작업에 매달렸다. 이날 오후 강릉시 노암동의 한 주택가 골목. 대형 제설차량이 들어오지 못하는 골목이다 보니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사람이 다니는 길부터 확보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주민들은 사람만이라도 다닐 수 있도록 골목마다 '토끼 길'이라고 부르는 통행로부터 뚫었다. 무릎까지 넘도록 눈이 쏟아지다 보니 일부 주민은 지붕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질까 봐 옥상에서 눈을 치우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주민들은 눈발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자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눈 속에 푹 빠진 차량을 꺼내기 시작했다. 눈 삽으로 한참 파내러 가자 승용차 앞유리와 와이퍼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차장에 가득 쌓인 눈은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자신이 없는지 삽을 내려놓고 쳐다보기만 했다. 김문일(79·강릉시 노암동) 씨는 "하늘이 뚫렸는지 눈이 계속 내려 하루에 열 번이나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눈이 나흘씩이나 계속 내려 지겨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폭설로 통행이 어렵다 보니 통행뿐만 아니라 상점에 가기도 어려워 지역경기도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지 않다"며 "앞으로도 한두 차례 더 눈이 올 것 같아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눈이 약해졌다가 굵어지기를 반복하는 날씨에도 시민은 힘을 합쳐 상가와 골목길에서 쌓이는 눈을 치우고 또 치웠다. 하지만, 인도의 쌓인 눈은 미처 치우지 못하자 일부 보행자들은 차도를 이용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도로변에는 계속 내리는 눈 때문에 운행을 포기하거나 눈을 치우지 못해 꺼내지 못한 차들이 즐비했다. 제설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시내 건널목 주변에서는 앞사람의 발자국만 따라가느라 긴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웃에 가는 주민들은 차 대신 큰 우산을 챙기거나 우비를 챙겨 입고 길을 나섰다. 권명자(49·여·강릉시 입암동) 씨는 "이번의 눈은 양도 많지만, 나흘 동안이나 계속 돼 통행하는데 불편이 많다"면서 "이제 그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시 외곽의 농촌마을이나 산간에서는 주민이 직접 트랙터와 굴착기를 끌고 나와 제설작업을 했다. 이번 폭설로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되기도 한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주민들은 미끄러질 것 같지 않아 보이는 굴착기에도 굵은 체인을 장착하고 눈을 치웠다. 주민들은 "노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보니 길을 뚫어 달라는 요청도 많아 제설작업을 하기에 앞서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이 중장비를 끌고 사라지자 잿빛 하늘에서는 다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