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거라 전우들아”…통도사에 새긴 한국전쟁 부상병 낙서_브라질 룰렛 내기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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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 전쟁 당시 경남 양산 통도사 법당들이 육군병원으로 운영됐다는 기록을 뒷받침하는 낙서들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야전병원으로 쓰인 법당에는 3천여 명의 부상병들이 새긴 전쟁통의 그리움과 애환이 70년이 지난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이형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보물 1827호로 지정된 통도사 대광명전.

법당 안 나무 기둥과 벽 곳곳에 연필이나 날카로운 도구로 새긴 낙서들이 가득합니다.

당시 치열한 전투 상황을 보여주듯 탱크와 철모 그림에서부터, 부상병 자신이나 가족, 연인으로 추정되는 이름들이 남았습니다.

전우애를 담은 시도 눈에 띕니다.

["가노라 통도사야, 잘 있거라 전우들아. 정든 곳을 떠나려 하니, 세상이 수상하다."]

모두 70년 전,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대 초에 새긴 것으로 보입니다.

통도사가 6·25 전쟁 때 야전 병원으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9월, 불당 문건인 '조성연기문'을 통해섭니다.

부상병 3천여 명이 치료를 받았고 전쟁 막바지인 1952년에 모두 퇴원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정대스님/통도사 사회과장 : "그 때 당시에 부상병들이 3,000여명이 절에 들어왔다. 불기 2979년 정월 12일에 다시 나갔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스님들과 마을 주민의 입으로 전해졌던 기억이 기록으로 남게 된 겁니다.

[안정철/통도사 인근 마을 주민 : "들 것 위에 흰 천을 덮었고요. 군인들은 소총을 착검해서 어깨 총을 한 상태로 (걸어가고)…."]

통도사는 국방부와 국가기록원 등에 사료 조사와 보존을 요청했습니다.

[지범스님/통도사 기획국장 : "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이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통도사 측은 당시 치료를 받았던 장병 3천여 명 중 지금은 숨진 이름 모를 장병들을 위해 위령재를 치를 예정입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