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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증권맨은 투자자에게 어떻게 조언을 할까' 거친 승부의 세계인 증권업계에 의외로 시인, 서예가, 가수 등 예술가들이 많다는 사실을 아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노동운동가에 변신한 증권사 CEO, 공직자에서 변신한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 승부사 기질이 그대로 드러나는 격투기에 뛰어드는 증권맨들도 있으며 아예 이색 경력자들로 구성된 증권사 지점도 등장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경력의 증권맨들이 거친 승부의 세계에서 뛰고 있다. ◇ 감성의 승부사들 = 삼성증권 부산지점 김성근(44) 부지점장은 '돈싸움'의 본바닥 주식시장 한복판에도 낭만과 감성은 살아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사례. 그는 지난 2000년 문학잡지 '월간 문예사조'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한 등단 6년차 '시인 증권맨'이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 김정환(36)과장은 중소형주 기업분석과 함께 개별 종목의 기술적분석을 담당하고 있지만 서예잡지 `까마'편집위원인 동시에 모교인 아주대 서예동아리의 강사로로 활동하는 중견 서예가이다. 김과장은 98년 `월간 서예'평론 공모전 최고상에 당선됐고 2000년과 2003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세계 서예 밀레니엄전과 서울 국제서예전에 한국 대표작가로 참가했다. 그는 특히 대우증권 입사 후 경영대학원이 아닌 한양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기도 했다. 최근 언론에 소개된 김광진(41)씨는 `마법의 성'으로 유명한 가수겸 작곡가로 동부투신운용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리서치팀을 총괄하고 있는데다 자신도 금융과 자동차부문 기업에 대한 분석도 하고 있다. 시장 경력 16년차의 정통 증권맨인 그는 12월1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프랑스 폴모리아 오케스트라가 내한공연에 특별출연할 예정이다. ◇ `반칙왕' 남의 이야기 아니다 = 유도 3단, 합기도 2단에 특공부대 출신. 언뜻 보기에는 보디가드나 경찰특공대원의 이력인 것 같지만 한양증권 법인영업 3팀의 신종우(41) 이사의 경력이다. 그는 최근 종합격투기(MMA)대회 출전을 위해 아침에 한 시간 달리기로 하체를 단련하고 오후 3시부터 2시간 유명 연예인이 운영하는 강남의 한 체육관에서 본격 격투기 훈련을 하는 등 하루 3시간씩 맹훈련을 하고 있다. 물론 오후운동이 끝나면 다시 밤늦께까지 영업전선에 뛰어든다고. 신 이사는 지난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격투기 대회에 미들급으로 출전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직장 일이 밀려 야근을 많이 하는 바람에 몸 만들기에 실패, 데뷔를 다음 기회로 미뤘다. 최근 체중을 98㎏에서 78㎏로 줄였다는 신 이사는 "격렬한 운동이지만 격투기를 통해 증권영업에 필요한 근성을 배운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세종(37) 과장도 매일 저녁 퇴근후 시간이 날 때면 집 근처 명일동에 있는 체육관에서 줄넘기와 복싱, 발차기 연습으로 땀을 흘린다. 벌써 2년째다. 이미 태권도 4단. 합기도 4단의 무술 고단수인 김 과장이 이런 훈련에 나선 이유는 이종 격투기 선수로 데뷔하고 싶다는 희망 때문.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상체 근육단련을 하는가 하면, 악력을 키우기 위해 사무실에는 1분에 악력기를 200개씩 하는 등 운동을 잊지 않는다는 김과장은 "업무때문에 최근 운동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동계훈련을 열심히 해 국내 이종 격투기 무대인 '스피릿MC'나 'G5'경기에 한 번 서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 이색경력 증권맨 집합소, 메리츠증권 도곡PB = 메리츠증권은 올 들어 '찾아다니는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하기 본사 영업부와 도곡동 PB센터에 아웃도어세일즈(Out Door Sales)라는 특화점포를 개설하면서 수의사와 다자이너, 의료기 영업맨 등 이색경력을 가진 영업맨들을 다수 채용했다. 올 상반기에 입사한 전혜민(26)씨는 경상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이태원동물병원에서 근무한 수의사 자격증 소지자다. 김은숙(44)씨도 홍익대 도예과를 졸업한 뒤 의료기 영업을 하다가 비슷한 시기에 입사했으며 안창호(32)씨는 강원대 부동산학과를 졸업한 뒤 골프회원권거래소에서 근무하다가 메리츠증권에 합류했다. 특화점포에 근무하는 디지이너 출신인 황승현(33)씨와 현대자동차 출신인 박광희(42)씨도 증권업계에서는 이색경력자로 분류된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에드워드증권사에서 보험사와 자동차 세일즈 출신 등의 경력을 가진 직원들을 영업맨으로 채용해서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 공무원, 노동운동가에서 시장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해 한 때 금형공 자격증까지 땄던 투사(鬪士)에서 자본주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증권사 대표로 변신한 브릿지증권 이상준 사장도 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색전력 증권맨이다.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한 이 사장은 89년까지 전국보험노련 홍보부장 등 노동계에서 활동하다가 철거전문회사를 만들었다 실패한 뒤 정치에 입문, 보좌관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오정',`삼팔선으로 대별되는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는 고시에 합격해 정부 중앙부처 사무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ABN암로 서울지점에서 M&A와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정재기(34) 부장은 이와는 정반대 케이스이다. 정 부장은 행정고시(41회)에 합격, 98년 통상교섭본부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2년이 채 못된 99년 말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사퇴의 변이다. 정 부장은 공직을 사퇴하고 세계적 컨설팅 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으로 이직한 뒤 MIT에서 경영학 석사(MBA)학위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