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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도서관 가자'고 노래를 부르는 통에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도서관에 가게 되요." 제주시 한림읍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동해(46)씨의 말이다. 이렇게 꾸준히 도서관에 다니며 김씨 가족의 이름으로 빌린 책이 지난 반 년 동안만 600여 권에 달한다. 김씨 가족은 최근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한국도서관협회와 책 읽는 가족 운동본부에서 함께 주관하는 '가정독서운동 캠페인, 책 읽는 가족'에서 '2006년도 상반기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돼 지난 3일 인증서와 현판을 받았다. 제주시 한림읍 한림면에 거주하는 김씨는 문방구를 운영하는 부인 강춘(41.여)씨와 두 아들 희찬(10), 수성(8)군과 함께 매주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고 빌려간다. 김씨 가족이 이렇게 책을 많이 읽게 된 것은 지난 가을부터 희찬군이 독서에 눈을 뜨게 되면서부터이다. 김씨는 "지난해 9월인가 희찬이가 도서관에 처음 가보고 나서 대출카드를 만들더니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큰 아이 것만 만들었는데 독서량이 엄청나 온 가족이 대출카드를 만들어 큰 아이의 독서욕구를 채워주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희찬군과 함께 도서관에 다니며 다른 가족들도 시나브로 책을 읽기 시작해 요즘엔 온 가족이 책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희찬군이 주로 읽는 책은 역사책과 위인전이다. 계몽사에서 나온 만화한국사 10권을 읽으면서 역사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는 희찬군은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조선왕조 500년史'를 꼽는다. 희찬군은 "조선 건국이후 세종ㆍ성종 때의 전성기를 흐르며 문신을 무신보다 우대하면서 문신들이 사치와 향락을 일삼아 결국 임진왜란과 같은 전쟁을 겪게 됐다"며 "사치와 부패는 망국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의젓하게 말한다. "역사 말고도 관심이 있는 분야는 없느냐"는 질문에 희찬군은 "톨스토이의 '부활'과 같은 문학작품을 읽고 싶다"며 "문학작품이 쓰인 시대와 지역의 생활상을 알고 싶어서"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동생 수성군도 처음에는 형을 따라서 억지로 도서관에 갔지만 지금은 곤충 관련 책과 전래동화를 열심히 일고 있다. '파브르 곤충기'를 읽고 나서 곤충에 흥미를 가지게 된 수성군은 "'파브르곤충기'와 '꽁지닷발 주둥이닷발'이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애들이 도서관에 가면 무슨 하늘나라에라도 온 것처럼 얼굴이 환해진다"며 "학기 중에는 학교수업이 일찍 끝나는 수요일과 토요일만 되면 '도서관 가자'고 노래를 부르는 애들의 등쌀에 못 이겨 일주일에 두 번씩 도서관에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책 많이 읽는 자식을 둔 덕분에 우리 부부도 그나마 조금씩 책을 읽게 됐다"고 덧붙이는 김씨의 표정에는 이러한 아이들의 등쌀이 싫지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 문화관광부, 한국도서관협회, 책 읽는 가족 운동본부는 가족단위의 독서생활을 통해 책 읽는 사회분위기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02년 9월부터 모범 독서가족을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 인증서와 현판을 수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