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에 성과급 ‘제로’…증권가 찬바람 쌩쌩_호마베타 그게 뭐야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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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람들에게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던 계절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급감했고,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반 토막 난 탓에 연말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연말 보너스나 성과급은 무기한 보류되거나 대폭 삭감됐다. 증권업황의 바로미터인 애널리스트 연봉도 "동결되는 게 곧 인상"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위축됐다. 증권사들은 올해 채용규모를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증권가 실적악화..연말 보너스ㆍ성과급 실종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 중 연결실적을 제출한 증권사 17곳의 올해 4~9월 영업이익은 4천54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7천672억원)보다 40.8% 줄었다. 순이익은 3천401억원으로 41.1%나 쪼그라들었다. 동양증권, 한화투자증권, SK증권, 유진증권 등 4개사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고 현대증권(-82.4%), 대신증권(-73.6%), 키움증권(-47.3%) 등도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세를 나타냈다. 개별 또는 별도재무제표를 제출한 22개 증권사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6천56억원과 4천561억원으로 30.7%와 35.2%씩 줄었다.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지난 4일에는 거래대금이 2조7천980억원에 그쳤다. 이는 2008년 12월29일 2조6천154억원 이후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이런 까닭에 연말 보너스나 성과급을 주는 증권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 11개 주요 증권사 가운데 연말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이라는 증권사는 하나도 없었다. 지금껏 연말 보너스 대신 연말 또는 연초에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는 4개 증권사 중에서도 절반(2개)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고 나머지는 대폭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올해 순이익이 안 좋다"면서 "이익이 나야 보너스를 주는데, 이익이 엉망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업계가 어느 때보다 힘들기 때문에 성과급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일반적으로 받던 것의 5분의 1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직원은 "작년을 끝으로 보너스는 포기했다"면서 "내년에도 장이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노조, 불황에 임협도 미뤄…애널 "동결이면 다행" 증권사 수익이 급감한 탓에 증권사 직원들의 임금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의 돈줄이 마른 상태에서 직원들도 임금 인상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업계가 워낙 어렵기 때문에 성과급뿐 아니라 임금 인상도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노동조합이 일반적으로 연말에 진행했던 임금ㆍ단체 협상을 뒤로 미루는 경우도 있다. 회사 수익성이 눈에 띄게 떨어진 지금은 협상에 불리한 시점이라는 판단에서다. 대우증권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임금 협상은 연말에 시작해 다음해 1월 급여부터 인상분이 바로 반영되도록 해 왔지만 올해는 시장 상황이 너무 악화한 탓에 협상을 내년 상반기나 중반 이후로 미룬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수익이 줄어든 만큼 증권사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의료비 등의 복리후생 비용을 줄이고 연차휴가 사용을 권하는 분위기도 강하다. 구조조정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8개 주요 증권사의 올해 대졸공채 규모는 492명으로 작년(894명)의 절반에 그쳤다. 고액 연봉을 자랑하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자리를 보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년 단위 계약으로 움직이는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은 새로운 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기존 계약을 연장하기 힘들게 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 리서치센터에서는 연구원이 그만두면 새로 충원을 하지 않고 기존 연구원에게 다른 업무까지 맡기는 분위기"라며 "애널리스트 연봉은 `동결이 곧 인상'이라는 인식이 퍼졌을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어느 애널리스트는 "서로 정확한 연봉을 알지는 못하지만 일정 부분 감액이 된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면서 "연봉이 동결되면 다행"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른 회사에서는 알게 모르게 재계약이 안 됐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면서 "우리 회사에서는 아직 그런 사례가 없지만 칼바람이 불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