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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은 종로구입니다.

특히 고령층 유동인구가 많은 탑골공원은 폐쇄됐는데요.

이 때문에 당장 갈 곳이 없고,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노인들은 아침부터 밥을 타기 위해 긴 줄을 서고 있다고 합니다.

썰렁해진 서울 탑골공원 일대를 김혜주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일주일 넘게 문이 닫힌 서울 종로 탑골공원.

공원 내부와 주변에는 사람이 없어 적막감마저 감돕니다.

몇몇 노인들이 모이긴했지만, 확실히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입니다.

[강인봉/서울 강서구 : "내가 알기에는 여기 아마 4분의 3 이상은 다 안나올 거라고. 우리 주변에도 그래요, 주변에 있는 사람도 안나가."]

하지만 바로 뒤편, 무료급식소 사정은 다릅니다.

이른 아침부터, 밥표를 받으려는 노인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종교시설 등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들이 상당수 문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박순기/서울 마포구 : "힘든게 많죠. 아니 다른 데는, 이거 하기 전에는 코로나 때문에 다 급식을 했었는데, 더이상은 급식을 안하기 때문에 여기로 왔어요."]

오전 11시 반, 배식을 시작하자 줄이 길게 늘어섭니다.

["할아버지, 표딱지 여기 밑에다 두세요. (예. 놨어, 놨어.)"]

손 소독제를 바르고, 주먹밥이 담긴 비닐봉지를 하나 씩 받습니다.

원래 밥과 반찬, 국을 줬는데, 위생문제로 메뉴가 바뀌었습니다.

주먹밥 배식은, 불과 십여 분만에 끝났습니다.

["다음에, 다음에 드릴게요, 할아버지. 내일, 내일 조금 일찍 오세요."]

이날 늦게 줄을 선 20여 명은 결국, 밥을 못 받아 떡으로 한 끼를 떼웠습니다.

[도전녀/인천 남동구 : "모든 사람들에게 걱정을 주잖아요. 그러니까 빨리 이게(코로나19) 퇴치됐으면 좋겠고, 우리가 마음 놓고 이렇게 밥 한 끼라도 먹을 수 있는 것이 됐으면 좋겠어요."]

밥도 밥인데, 당장 갈 곳도 없습니다.

임시폐쇄한 이 실버극장에는, 하루 백여 명의 노인들이 찾아왔다 발길을 돌립니다.

[김은주/추억을 파는 극장 대표 : "어르신들이 코로나로도 힘들지만 외로워서 더 죽겠다, 갈 곳이 없다 이런 얘기를 하시는데 사실은 남 일 같지는 않고요..."]

탑골공원 일대에서 만난 노인들. 하루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혜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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