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145억은 누구 건데? 의문만 확대_퀴즈로 돈을 벌다_krvip

그래서 145억은 누구 건데? 의문만 확대_포커하는 놈_krvip



제주의 한 카지노에서 145억 원이 사라져 경찰이 열흘 넘게 돈의 행방을 찾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4일 서귀포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고 사라진 돈의 일부로 추정되는 120여억 원을 발견하고, 공범 2명을 특정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공범은

유력한 용의자는 금고를 관리하던 카지노 재무 담당자인 임원 A씨(55·말레이시아)다. 경찰은 이를 도운 30대 공범 2명을 특정해 쫓고 있다고 밝혔다. 공범 1명은 중국인으로 최근 중국에 출국했다. 1명은 외국인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공범 2명은 랜딩카지노 직원은 아니"라며 "고객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사라진 장소는

돈이 사라진 곳은 카지노 금고가 아니다. 카지노 VIP 고객들이 사용하는 ‘개인용 금고’다. 용의자 A씨가 이곳을 관리해왔다. 경찰은 사라진 145억 원은 금고 3~4곳에 나뉘어 보관돼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피해금으로 추정되는 돈 120여억 원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81억 5,000만 원은 같은 장소에 있는 다른 고객 명의의 금고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이 고객이 공범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나머지 40억 원은 제주시 모처 등에서 발견됐다. 발견된 돈은 5만 원 권 신권으로 포장된 상태였다.
경찰은 이 돈이 사라진 돈의 일부인지 확인하고 있다. 또 실제로 금고에 145억 원이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범행 방법은

경찰은 “해당 금고는 고객용과 회사용 열쇠 2개가 있어야만 열 수 있다”고 밝혔다. 직원과 대동해야만 열 수 있다는 뜻이다. 경찰은 A씨가 혼자서 돈을 빼냈는지, 또 다른 금고에 81억 원을 어떻게 옮겼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통상적인 보안 절차를 밟고 돈을 빼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145억 원은 현금 5만 원권으로 보관돼 있었다. 무게만 290kg에 달한다. 장기간에 걸쳐 돈을 빼낸 것인지, 공범과 단기간에 빼낸 것인지 역시 수사 중이다. 방법이 어떻든 카지노의 보안 관리에 구멍이 있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카지노 운영사인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 측 관계자는 보안 관리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용의자 A씨는 지난해 연말 휴가를 간 뒤 연락이 닿지 않았다. 카지노 측은 지난달 31일 경찰에 A씨가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이후 돈이 사라진 걸 확인하고 지난 5일 A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145억 현금이 왜 개인 금고에?

제주신화월드는 서귀포시 안덕면 250만㎡에 숙박시설과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카지노 등이 들어선 대규모 복합리조트다. 운영사는 람정제주개발이다. 랜딩카지노는 제주신화월드 안에 있다. 랜딩카지노는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다. 이 두 회사의 모기업은 홍콩에 있는 '랜딩인터내셔널'이다.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 측은 "사라진 돈은 홍콩 랜딩인터내셔널의 자금"이라며 "제주신화월드와 랜딩카지노 운영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력 용의자 A씨는 모기업인 랜딩인터내셔널 소속으로 2018년 카지노 개장 초기부터 자금 관리를 맡아온 임원이다. A씨가 어떤 용도로 이 자금을 관리해왔는지, 모기업의 돈이 왜 제주에 있는 고객 금고에 있었는지 등은 여전히 의문이다. 경찰은 "사라진 돈을 찾는 게 우선"이라며 "이후 자금 출처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145억은 누구 건데? 추측만 난무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운영하는 랜딩카지노(5,581㎡)는 ‘하얏트리젠시 제주호텔 카지노'를 인수한 뒤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해 2018년 3월부터 영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영업 첫해 3,800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제주지역 전체 8개 카지노 매출액의 75%를 차지할 만큼 성업했다.

하지만 그해 8월 모기업 홍콩 랜딩인터내셔널 양즈후이 회장이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돼 연락이 끊기자 경영난이 시작됐다. 양 회장의 실종 사실이 알려지자 당일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던 랜딩인터내셔널 주가는 35%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당시 외신은 양 회장이 중국 금융업계 최대 부패스캔들인 라이샤오민(賴小民·58) 화룬자산관리 전 회장과 연관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양 회장은 3개월 뒤인 그해 11월 이사회 의장과 최고경영자 직무에 복귀한다. 양 회장은 "그동안 중국 당국의 조사에 협조했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 법원은 3,000억 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라이샤오민 전 화룽자산관리공사 회장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양 회장의 부패스캔들 연루 당시 중국 기업가 등 VIP 고객들이 맡겨둔 자금일 수 있다는 추측까지 돌고 있다.

랜딩인터내셔널은 지난달 12월 15일 양즈후이 회장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홍콩 랜딩인터내셔널 홈페이지 갈무리)
양 회장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조사…대표이사도변경

양 회장이 최근 중국 금융 당국에서 조사를 받는 것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력 용의자 A씨가 양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랜딩인터네셔널은 지난해 12월 15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양 회장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며 “랜딩인터네셔널 그룹과는 관련이 없다”고 공시했다. 이와 별개로 랜딩카지노는 지난달 30일 제주도에 50대 한국인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내용의 대표자 변경을 신청하기도 했다. 돈이 사라진 시점과 배경을 두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취재진은 랜딩인터내셔널 측 대표 이메일을 통해 자금용도와 출처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 측은 대표이사 변경과 관련해 "한국 사정을 잘 알고, 시장에 맞게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인물로 변경되는 것이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고 밝혔다.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서류상 고소인은 랜딩카지노 측으로 돼 있다"며 "실제 피해자의 권리관계는 자금 출처 등을 수사해 따져볼 계획"이라고 전했다.